사실 졸업 연주가 끝나고 이상하게 클래식 음악을 너무 안 듣는다..
코로나 땜에 온라인에서 공짜로 좋은 연주 들을 수 있는 이 기회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ㅜㅜ
업이라 생각하니 지금 쉴 수 있을 때 조금이라도 벗어나고 싶었다.
많은 소셜 네트워크에 올라오는 짧은 비디오조차 잘 안 봤는데
아는 분이 페이스북에 공유해서 보게된 Daniil Trifonov의 쇼팽 왈츠 1번 E장조.
이걸 보고 음악공부에 게을렀던 내가 다른 연주자의 음원들을 찾아보게 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9CwEfiFCuCY
나는 전공생임에도 불구하고 (물론 피아노는 아니지만..)
모르는 연주자들이 너무 많다.
이 분도 이 영상으로 처음 봤는데
보자마자 반함.
아니 이런 밀당의 귀재가...
쇼팽 콩쿠르 2차 무대.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데
그 와중에 이런 훌륭한 interpretation을 보여주다니.
이건 연주가 아니라 해석 레슨이다.
몇 번을 연거푸 돌려봤다.
그리고 찾아본 몇몇 연주자들.
생각보다 음원을 많이 찾지 못했다.
그중에 눈에 띈 이 곡에 대한 독특한 해석은 랑랑.
트리포노프 보다 열 배는 더 높은 압도적인 조회수...
트리포노프는 29살
랑랑은 38살.
10살은 족히 차이 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느낀 둘의 해석은 반대였다.
트리포노프는 어느 매력적인 중년의 뇌섹남.
랑랑은 10대 같은 열정적이고 장난스러움.
두 명이 나에게 데이트 신청을 한다면
나는 당연히 트리포노프가 아닐까.
소년 같은 열정적이고 장난스러움도 좋지만
계산되었는지 아닌지 모르겠는 밀당이 더 흥미로울 거 같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은 랑랑의 음악성+외모?+쇼맨쉽이 더 좋나보다.
물론 그 쇼맨쉽도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
이 밤에 나에게 갑자기 음악의 불을 지른 트리포노프 ㅋㅋㅋ
연습에서 돌아온 남편에게
이 피아니스트를 아느냐 물었더니
당연히 안다며, 심지어 10년 전에 독일의 한 작은 마을에서
그와 쇼팽 협주곡을 같이 연주한 적이 있단다!!!
(아마 쇼팽 콩쿠르 입상 직후인 듯 싶다.)
남편이 러시아어를 할 줄 알아서
심지어 대화도 했단다.
nett 했다는 트리포노프...
(왜 사인 안 받아놨어 ㅜㅜ )
다른 얘기는 안 해봤냐니까
너무 오래돼서 기억 안 난단다.
이 분의 다른 음원도 찾아들어봐야겠다!!
오케스트라 음악만 주로 듣다보니
솔로를 잘 찾아듣지 않았다.
역시 골고루 들어야지 균형 잡힌(!) 귀를 가질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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