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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희열. (feat. 헬로우톡)

by 비엔나댁 소아레 2020.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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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공부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거나 써봤을 언어 교환 친구를 찾는 앱, 헬로우톡. 

나도 이 앱을 쓴 지 몇 년이 되었고 앱을 통해 만난 친구들이 있다.

대화가 잘 통하는 친구는 안 지 1-2년이 되어가고, 언어 교환 목적을 넘어 서로 고민도 얘기할 수 있는 친구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그렇게 친구가 되기까지 쉽지만은 않다.

 

나 같은 경우는 독일어가 주목적이었는데, 영어에 비해 독일어권 인구가 훨씬 적다 보니

그 안에서 연인을 찾는다던가 하는 다른 목적 없이 진짜 순수하게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이미 한국어를 어느 정도 구사하면서 교육을 제대로 받은(나도 아는 맞춤법 정도는 틀리지 않는) 독일어권의 사람을 찾는 것 자체도 쉽지 않다.

찾아서 내가 먼저 말을 걸었다 해도 상대방이 응대해줄지는 알 수 없다. 

 

서론이 좀 길었지만.. 

아무튼 사람들은 서로의 포스팅 혹은 사진 등을 보고 상대에게 호감이 생겨 대화를 시작한다.

그 대화는 몇 시간 만에 끝날 수도, 며칠 하다가 끝날 수도, 몇 달 혹은 몇 년을 지속하다 갑자기 끊길 수도 있다.

일단 공통 관심사가 맞아야 하고, 서로 채팅이 가능한 시간도 맞아야 하니...

 

나도 대화하다가 내가 바빠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끊긴 사람도 있고

아예 무시당한 적도 있고, 나랑 맞지 않다 생각해서 대화를 그만둔 사람도 있다.

 

다들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서 대화가 끊길 수도 있는 것인데, 그걸 꼭 물고 늘어지는 (한국) 사람들이 있다.

 

 

어느 날, 내 독일 탄뎀 파트너가 장문의 글을 헬로 톡에 올렸다.

포스팅 자체를 잘 안 하는 친구인데... 

자기랑 대화하던 어떤 한국인이 내 탄뎀 파트너로부터 답장이 없자 

무시당했다고 생각해서 내 탄뎀 파트너를 저격하는 글을 쓴 것이다.

있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기까지 해서;; 

거기에 화난 내 친구도 같은 저격글을 써서 올렸다. 

 

내 친구에게 자초지종을 물으니

그 한국인이 내 친구를 거의 독일어 번역기로 생각하고 질문을 해댄 모양이었다... 🙁

 

 

좀 아까는 다른 오스트리아 탄뎀 파트너에게서 한 대화 스크린샷을 받았다.

 

헬로우톡에서 만난 어떤 한국 사람과 대화하다가 대화가 잘 안 통한다고 생각해서

내 파트너 쪽에서 대화를 중단했다.

그런데 대화가 끊긴 것에 화가 난 한국인이 내 탄뎀 파트너에게 따지는 문자를 수두룩 보낸 것이다. 

 

이 친구는 반대로 한국사람이 자기한테는 독일어 질문을 하나도 안 하고

자기만 한국어 질문만 하고 상대에게 도움이 안 되는 게 보람이 없다고 생각해서 그만둔 건데... 

 

 

특히 한국 사람들이 이런 것에 예민한 것 같다. 

 

워낙 문자 문화가 발달해서일까?

 

 

나도 내 쪽에서 대화를 그만둔 적이 많았지만 한 번도 이런 식의 따지는 메시지를 외국인으로부터 받은 적이 없다. 

 

한국처럼 핸드폰을 달고 사는 사람들이 많지 않고, 문자에 꼭 답해야 한다는 강박도 이들에게는 없어서, 

똑같이 자신들의 문자가 무시당해도 그러려니 하는 것 같다. 

한동안 아무 소식 없다 갑자기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불쑥 연락하기도 하고. 

 

그래서 이런 항의의 메시지를 받으면 이들은 많이 당황스러워하는 것 같다. 

내 탄뎀 파트너들 착한 친구들인데... ㅜㅜ

 

아무튼 대화가 끊겼다고 상대방을 비판할 게 아니라

왜 그런 건지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 얘기만 하지 않았는지, 상대방만 얘기하진 않았는지

대화 주제가 서로에게 충분히 흥미로운지, 너무 질문만 하지는 않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으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다른 파트너를 찾는 쿨한 자세도 필요하다. 

 

자신과 잘 맞는 언어 교환 친구 만들기란, 모든 인간관계가 그렇듯 어느 정도의 노력을 요한다. 

 

여기서 "친구"라는 걸 명심하면 좋은 관계를 유지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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