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바르샤바 스탑오버 - 문화과학궁전 야경, 골든테라스 쇼핑센터

1년 만의 모녀 여행. 쇼팽 공항에서 한국에서 폴란드 바르샤바로 폴란드 항공 LOT를 타고 오는 엄마를 기다렸다. 사실 폴란드 여행은 계획에도 없었지만, 엄마의 항공 티켓을 변경하면서 나의 실수로 폴란드에서 24시간 스탑 오버하는 티켓으로 바꾸게 되었다... 영어 못하는 엄마가 혼자 폴란드에서 24시간 스탑오버를 어찌하니.. 

결국 비행기 티켓을 폴란드에서 완전히 내리는 걸로 바꾸고 거기서 우리의 목적지인 스페인으로 가기로 했다. 사실 스페인 가는 비행기가 오스트리아에서 가는 것보다 폴란드에서 가는 비행기가 훨씬 싸서 나쁘지 않았다. 폴란드에서 바르셀로나까지는 3시간, 오스트리아에서 바르셀로나까지는 2시간 조금 넘게 걸리는데도 말이다. 

바르샤바 쇼팽 공항의 맥까페. 이 곳은 겨울티로 홍차에 생과일을 넣어 마신다.

여행을 좋아하는 엄마는 폴란드에서 하루 묵고 가는 것에 대찬성이다. 그래, 짧지만 바르샤바 둘러보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결과적으로는 이렇게 하기를 잘했다. 박물관 보러 갈 시간은 없었지만, 바르샤바의 유명한 랜드마크와 올드타운을 보는데는 24시간이면 충분했다. 

 

엄마를 태운 LOT 비행기는 5분 정도 늦었지만 잘 도착했고 우리는 곧장 에어비앤비 숙소로 향했다. 버스 한 번 갈아타고 40분이면 도착. 가는 길 버스 창밖에서 내다 본 폴란드는 대도시의 느낌이 강했다. 차도 많고 높은 빌딩의 불빛들로 도시가 반짝거렸다.  숙소에 도착해 빠르게 짐을 놓고 문화과학궁전의 야경을 보러 가기로 했다.  

 

Pałac Kultury i Nauki w Warszawie - system biletowy

 ↑ ↑ ↑ 문화과학궁전문화 과학 궁전 야경 티켓 구입하는 사이트. 문화 과학 궁전 내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다. 입장료는 1인당 25 즈워티로 5유로 조금 넘는 금액이다. 

 

구글맵에 문화과학궁전을 찍고 도착했는데, 어라? 출입구가 뭔가 이상하다... 주차장 같은 곳에 공간이 휑하고 불빛도 없어서 잘못 들어온 거 같은데, 경비 같으신 아저씨게 물으니 그냥 들어가란다. 믿고서 죽 들어가 봐도 출입구 같은 게 안보였다. 뭔가 불빛이 보이는 문이 있어서 일단 들어가 봤다. 문으로 들어가니 발레복을 입은 여자아이가 걸어 다니고 있었다. 여기에 발레 연습실도 있는 모양이다. 조금 더 들어가 보니 직원 같은 사람들이 보이고, 야경을 보러 왔다니 어디로 가라고 친절히 알려준다. 

 

문화과학궁전의 정문은 아니지만 출입이 가능하다!

 

문화 과학 궁전 테라스에서 야경을 보는 게 저녁 8시까지 가능한데 우리가 도착했을 땐 겨우 15분 전... 15분 전인데 들어갈 수나 있으려나 했는데 직원이 별 말이 없다. 우리 뒤에도 계속 티켓을 사러 오는 이들이 있어서 마음이 좀 놓였다. 무사히 티켓을 사서 들어가니 황금색의 멋들어진 엘리베이터가 보인다. 끝날 때쯤이라 안내해주는 아주머니도 귀찮으신지 그냥 앉아계심;; 우리가 알아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올라갔다. 

 

도착해서 내리면 천장이 이렇게나 높다. 유리로 막혀있지 않고 철조망으로만 밖이 막혀있어 야외에 있는거나 다름없으니 옷을 따뜻하게 입고 가면 좋다. 

 

철조망 밖으로 보이는 바르샤바의 아름다운 야경. . .

어딜 가나 자물쇠는 빠지지 않나 보다.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종종 철조망에 달려있는 자물쇠들을 볼 수 있었다. 핸드폰 사진이라 예쁜 야경을 다 담기 힘들었다. 

 

바르샤바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도시적이었다. 눈에 띄는 건 미국 브랜드가 많이 들어와 있다는 점이다. 큰 전광판들에 제일 먼저 눈에 띄는 맥도널드와 코카콜라. 

 

문화과학궁전에서 내다보는 야경

그리고 이런 대도시에 빠지지 않는 삼성 건물들. 건물이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건물에서도 삼성이 있어서 신기했다. 

 

늦게 가서 걱정했는데, 8시가 다되어가도 아무도 나가란 소리를 안 한다. 직원들의 여유가 넘친다. 오스트리아나 독일이었으면 문 닫기 15분 전부터 벌써 방송 나오고 나갈 준비 하라고 난리였을텐데 말이다. 빈에서 알게 된 폴란드 친구가 말하기를, 자기는 여기 사람들 시간이나 법에 너무 철저한 걸 이해할 수 없다는 식으로 얘기했었는데,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가 된다. 

 

8시가 조금 넘었어도 아무도 우릴 쫓아내지 않았고, 사람들이 거의 사라질 때쯤 우리도 알아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왔다. 

 

 

문화 과학 궁전 바로 앞에는 원형으로 된 극장이 있다. 아까 야경 보러 올라갈 때 본 꼬마들도 거기서 발레를 연습하는 모양이다. 극장 앞에서 문화 과학 궁전이 나오게 엄마 사진을 찍어주려는데 너무 높아서 한 번에 다 담아지질 않는다. 

 

건물에서 좀 떨어져 걸으니 이제야 사진에 다 담을 수가 있다. 

그리고 우리가 향한 곳은 골든 테라스 쇼핑몰. 저녁 10시까지 운영한다. 주변 상점들도 대부분 9시까지 하고 식당도 자정까지 하는 곳들이 있어서 좋았다. 오스트리아였으면 상상도 못 할 일... 

 

즐로테 타라시 · Złota 59, 00-120 Warszawa, 폴란드

물결치는 유리 모양으로 쇼핑몰 앞이 만들어져 있어 유명하다. 요 바로 앞에는 세포라도 보이고 내부에서는 Bath & Body works 도 보인다. 미국 대도시 부럽지 않은...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허기짐이 쇼핑 의욕보다 앞서서 포기.

 

골든테라스 쇼핑몰 앞의 광장.

 

엄마의 밥 사랑 때문에 우리는 여행을 가도 거의 아시아 식당을 찾는다. ㅎㅎ 체인점인 듯한 이 베트남 식당 괜찮았다! 

 

 

Oh My Phō · Chłodna 48, 00-872 Warszawa, 폴란드

 

숙소가 거의 중심지라 왔다 갔다 하는데 10분-1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 날 오전에는 바르샤바의 올드 타운에 가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