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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트리아 생활

낙상사고, 골밀도측정. 30세에 벌써 골감소증이라니...

by 비엔나댁 소아레 2020.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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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 전쯤 자전거 낙상 사고가 있었다.

 

팔꿈치 쪽으로 넘어졌고 너무 아파서 한 동안 팔을 쭉 펼 수가 없었다.

 

맨 처음 엑스레이를 찍었을 땐 부러진 곳이 없고 염증만 있다며 염증 낫게 해주는 주사만 몇 번 받았다.

그리고 심한 통증은 사라졌지만 한 달동안 팔을 구부리고 다녔더니 팔을 펼 수가 없어

한 동안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녔다. 

 

그러다 물리치료 선생님이 팔이 부러진게 아닌데 팔꿈치에 계속 통증이 남아있는 게 이상하다며 

MRI를 찍을 것을 권하셨다. 

다시 다니던 정형외과에 가서 MRI를 찍을 수 있는 Überweisung (의사 소견서/치료 의뢰서)을 받아서 

난생처음 MRI를 찍었다.

 

결과는 물리치료 선생님이 염려했던 것처럼 뭔가가 있었다.

팔꿈치 쪽 뼈가 금이 갔고 그 사이로 Ödem 이 나온 것이다. 

Ödem 이 무엇인지 알아봤더니, 단백질 부족 또는 순환 장애로 인한 조직의 비정상적인 체액 축적이라고 한다.

 

의사 선생님한테 이게 왜 부러졌고 Ödem 이 왜 나온 건지 여쭤보니

되려 또 넘어졌냐고 물으신다. 😐

 

아무튼 자기도 모르겠으니 골밀도 검사 (Osteodensitometrie)와

골다공증 추정 진단? 소변검사등을 할 수 있는 Labor Überweisung을 써주셨다. 

 

Labor (실험실,연구실)에는 아직 가보지 않았고 일단 골밀도 검사부터 했다.

사실은 그냥 또 엑스레이 찍는 줄 알고 갔는데 소견서를 자세히 보니 골밀도 검사였다..;; 

 

아니 그냥 넘어졌는데 뭐 이런것까지 해? 하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깐!! 

 

출처: https://www.medi-manage.de/

 

여기서 주의할 것은., 골밀도 측정은 그냥 일반 방사선과 (Radiologie)가 아니라 Diagnosezentrum (진단센터)로 가야 한다는 것.

아무튼 집 근처 Diagnosezentrum에 예약 방문했다.

 

여자기 때문에 항상 받는 질문, "Ist eine Schwangerschaft ausgeschlossen?" 임신이 제외되었습니까?

현재 임신 가능성이 없다면 "Ja"라고 대답하면 된다. 

 

그리고 위의 사진과 같은 기계 위에 누워있으면 척추와 고관절의 사진을 찍는다.

사진과 다른 점은 팬티를 제외한 모든 옷을 탈의해야 한다는 점...

아니 가운이라도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ㅜㅜ

 

다행인 건 나는 브래지어가 아닌 브라탑을 착용하고 있어서 철사가 들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브라탑과 팬티를 입고 진행했다.

아무리 그래도 남자의산데.. 브래지어 하고 왔으면 생판 모르는 남자 의사에게 가슴 보여주고 올 뻔 함....

가운이 준비안되어있으면 전화로 예약할 때 이런 말 해주면 어디가 덧나나..

아니면 여기 서양여성들은 병원이니까 상관없어! 하고 벗는 것인지.. 모르겠다. ㅡㅡ 

MRI도 마찬가지니, 혹시 외국에서 엑스레이, 엠알아이, 골밀도 측정하시는 여자분들은 참고하시길!!!

 

몇 분간 가만히 누워있었더니 벌써 끝이다. 

그리고 바로 검사결과를 의사로부터 받는다.

 

 

이 사진은 내 척추 골밀도 측정 결과다.

저 초록색 안에 점이 들어가 있어야 정상인데, 내 점은 Osteopenie (골감소증)에 들어가 있다.

빨간색은 제일 심한 경우로 골다공증 (Osteoporose)이다. 

 

고관절의 사진을 찍는 이유는,  고관절이 우리 몸에서 제일 강한 뼈 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관절도 마찬가지로, 왼쪽만 가까스로 "정상"에 들어가 있고 오른쪽 고관절은 골감소증에 진입해있다. 

 

전혀 생각도 못한 결과라 잠깐 패닉에 빠졌다... 

의사에게 이거 유전이냐고 물으니 보통은 다 유전이라고 한다.

부모님이 골다공증이 있냐고 하셔서 없으시다고 했더니 그럼 증조부님은? 하고 묻는데

아차 싶었다! 우리 외할머니가 골다공증이 있어서 무릎 수술하셨지.... 

 

나는 채식주의를 지향하고 있지만 고기를 가끔 먹긴 하는데 그것 때문이냐 물으니

그럴 수도 있다며, 고기는 단백질이 많으니 많이 먹으란다. 고기가 최선의 단백질은 아닌 것 같은데..,

 

 

집에 와서 한국에 계신 엄마에게 이 소식을 전하니 너무 안타까워하셨다.

아직 아기도 안 낳은 30세 젊은 여성인데 어떡하냐며... 

엄마도 내 동생을 낳고서는 몸이 너무 아파 집 앞에 슈퍼마켓도 못 갈 정도라고 하셨다. 

그래서 그때 사골 등 보양식으로 몸을 잘 돌보아서 그런지, 지금은 엄마 또래에 있는 흔한 무릎 통증은 전혀 없으시다. 

엄마가 운동도 열심히 하셔서 그런 거겠지만!

 

엄마가 외국에 있는 딸내미 걱정을 너무 하셔서 

아픈 거 있어도 웬만하면 말 안 하려고 했는데, 왠지 이건 말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럼 엄마는 엄마가 가진 지식을 총동원해서 이거 먹어라 저거 챙겨 먹어라 하신다 ㅎㅎ 

 

멸치를 끼니때마다 챙겨 먹으라 하셔서 멸치도 아시아마트에서 바로 사다가 멸치볶음을 했다.

남편도 맛있게 잘 먹어서 다행이다~ 

 

볶음용 멸치 500g에 거진 14유로... 

그래도 아깝다 생각 말고 열심히 먹어야겠다. 

 

 

시부모님께도 말씀드리니 걱정을 많이 하셨다.

역시 서양분들답게 자기 전에 치즈를 한 조각씩 꼭 먹으라고. ^^;; 

 

커피도 칼슘 흡수에 방해가 된다고 해서 당분간 끊을 생각이다.

커피는 진짜 나의 최애 기호식품인데. ㅜㅜ 디카페인은 좀 나으려나...?

 

운동도 골감소증, 골다공증에 아주 좋다고 하니, 자주 러닝 나가고 집에서 홈트라도 해야겠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인 건, 이 사실을 빨리 알았다는 것!

 

보통은 모르고 지내다가 나이 들어서 갑자기 낙상사고를 당했을 때 그 여파가 심하다고 한다.

자전거 마니아인 남편 때문에, 괜히 안 타던 자전거를 같이 타다가 사고당했다 생각했는데

이제 생각하니 감사할 일이다. 자전거 타다 안 넘어졌으면 내 뼈가 텅텅 비어 가고 있다는 것도 몰랐겠지...!

 

가족 중에 골다공증이 있거나, 뼈에서 두둑하고 소리가 잘 난다면 (내 얘기 ㅜㅜ) 골밀도 측정을 미리부터 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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