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R 체류허가 :: 오스트리아 비자받으러 갔다가 알게 된 남편의 과거?!

나는 몰도바에서 왔지만 루마니아 국적을 가지고 있는 남편과 

오스트리아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Aufenthalstitel für Familienangehörige (가족 구성원 체류허가)를 신청하기 위해

내가 살고 있는 구역의 MA35에 테어민을 잡았다가 (오스트리아에서 처음 비자 신청을 하면 다들 MA35로 간다고도 들었다.) 

암트 직원이 내 서류를 보다가 내 남편이 EU 국적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 Referat "EWR"에 가야한다고

그곳 연락처가 적힌 종이를 건네줬다.

 

나는 가족 구성원 체류허가가 아닌

Aufenthalt für EWR-Bürgerinnen und Bürger und deren Angehörige (EU 국가 시민권을 가진 가족 구성원을 위한 체류허가)

를 신청해야 했던 것! 

 

혹시 배우자가 오스트리아 사람은 아니지만 EU 국적을 가지고 있는데 오스트리아 비자/체류허가를 받으려 한다면

이 페이지를 참고하시길... 스위스도 여기에 포함된다! 

https://www.wien.gv.at/amtshelfer/dokumente/aufenthalt/ewr/

https://www.wien.gv.at/amtshelfer/dokumente/aufenthalt/ewr/

 

그리하여... 온라인으로 테어민을 다시 잡고, 2주 뒤인 오늘 Referat "EWR"에 다녀왔다.

 

 

 

오늘 방문했던 암트 입구

암트 입구에서 이메일로 받은 테어민 예약증과 내 여권을 내미니, 위층에 Anmeldung이라고 써져있는 곳으로 가라고 했다.

안멜둥이 써져있는 사무실에 들어가서 다시 내 예약증과 여권을 확인하고 몇 번 방으로 가라고 알려줬다.

내 담당 방으로 가니 직원 두 명이 나란히 앉아있었고 내 담당 직원은 젊은 여성분이었다.

 

독일에서 내 담당자가 엄청 꼬장꼬장한 아줌마라 학생비자임에도 불구하고 매번 힘들었는데 ㅡㅡ

이번에 만난 분은 성격이 꽤 좋아 보이셨다! 

그래도 서류는 꼼꼼하게 확인했다.

 

독일에서는 내가 준비한 서류를 한꺼번에 제출한 것에 비해,

이 분은 하나하나 자기가 필요한 것을 부르면 내가 건네는 식으로 진행됐다.

 

일단 내 여권과 테어민 예약증을 확인하고 

EU 국가 시민권 가족 구성원 체류허가 (이름이 너무 기니 이하 E가체로...)를 위한 Antrag (신청서)를 요구했다.

그리고 갑자기 내 남편을 찾아서 깜짝 놀랐다. 

같이 오라는 말이 웹사이트에 딱히 명시 안되어있어서.... 남편 여권만 가지고 혼자 왔다.

남편은 지금 직장에 있다고 하니, 가족 구성원으로 비자를 신청하면 당연히 같이 와야 한단다.

 

그러고 보니, 바로 옆에 E가체를 신청하러 온 듯한 스페인어를 쓰는 이 가족은 아기까지 온 가족이 다 같이 왔다.... 

나도 그렇고 남편도 그렇고 왜 이 부분을 생각 못한 걸까...😔

그래도 집에 가서 남편 데리고 와라라고 안 하는 걸 보니, 급한 경우엔 없어도 되나 보다 ^^; 

 

결혼 증명서를 보여달래서 공증받은 Heiratsurkunde (결혼 증명서)를 건넸다.

그런데 갑자기 직원 왈,

 

너희들 어디서 서로 알게 됐어?

 

우린 독일에서 만났어. 

 

독일에서 어떻게 만났어?

 

내가 다니던 학교에서 남편도 예전에 다녔었는데 남편이 교수님 만나러 가끔 왔었어

 

아 수업 듣다가 만난 거야?

 

아니 그건 아니고.. 아 잠깐만! 왜 내가 이걸 다 설명해야 하는 거야? ^^;

 

지금 남편이 같이 없으니 너희들이 어떻게 만났는지 좀 알아야 해.

돈 문제 때문에 가짜로 결혼하는 사람도 많거든.. ^^

 

아!! 

 

그래서 우리 이야기를 대충 설명하니 납득을 한 눈치였다.

 

그런데 또 결혼식을 핀란드에서 한 게 걸렸다. 남편이 그쪽에서 원래 일했어서 거기서 결혼했다 하니

핀란드에서 받은 결혼 증명서가 또 필요하단다. 

한국에도 혼인신고가 되어있으니 한국 서류로 준비해 갔더니(공증받기 쉬워서) 그게 또 탐탁지 않았나 보다... 

필요 없을 줄 알고 안 챙겨갔는데... 이래서 비자 신청하러 갈 땐 혹시나 싶은 것 다 챙겨가야 한다! 

 

그 원본 결혼서류는 나중에 제출해도 된다며, 아래층으로 내려가 돈 수납하고 오라고 했다.

정작 남편의 직장 계약서나 수입에 관련된 서류는 묻지도 않고;;

 

내가 수납한 금액은 41,50유로. 일반 가족 구성원 체류허가는 160유로 정도 내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이래서 EU가 좋구나.... 

 

그리고 다음에 올 때 챙겨 올 서류들이 적힌 종이를 건네주는데,

갑자기 Scheidungsurkunde (이혼 서류)를 챙겨 오란다. 응?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무슨 소리 하는 거냐 했더니

 

네 남편 아내랑 아이들이 있어.

그 아내랑 이혼한 서류가 필요해! 

 

그 소릴 듣는데, 순간 가슴이 철~~~ 렁!!

 

남편이 평소에 장난을 잘 치긴 하지만...  이렇게 내 뒤통수를 때려?!! 

 

순간 생각했지만... 이성을 차리고 다시 확인해보라고 했더니,

다행히 남편이랑 성과 이름이 완전 똑같은 다른 사람이었던 것..! 

 

진짜 십년감수했네... 직원은 계속 미안하다는 말만 연발하고.. 그냥 서로 웃고 끝났다 ㅋㅋ 

 

 

아무튼 다음에 남편이 직접 방문해서 Anmeldebescheinigung 이란 걸 써야 하고 

다음 방문 때 우리의 Kennenlernen (서로 알게 된) 스토리를 써서 프린트한 것과 우리의 결혼사진이나 같이 여행 갔던 사진들을 가져오라는 지시를 받았다.

 

우리의 사적인 정보들인데, 좀 너무하다 싶지만...

오늘 남편을 같이 안 데려간 내 잘못으로 알고.. 하지만 남편이랑 갔어도 이걸 요구했을 거 같기도 하고... 모르겠다. 

 

 

 

 

 

여권 사진에 날짜가 없다고 빠꾸 먹어서, 암트 근처에 있는 사진관에 사진 찍으러 갔다.

 

4장 뽑는데 14유로... 흑.. 

 

그래도 날짜가 꽝 잘 박혀 나와서 다행이다.

사진 찍어주신 분이 자르지 말고 그대로 암트에 가져가라고 했다.

날짜도 그렇고, 혹시라도 내가 거기서 원하는 것보다 작거나 크게 자를 수 있으니까.

 

사진 찍는 부스에 카카오 프렌즈 굿즈가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찰칵~~ 

 

 

 

테어민은 또 2주 뒤에나 가능할 것 같다. 

 

언제쯤 비자 문제에서 자유로워질까?

 

자유로워질 날이 오기는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