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티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터지기 전에 한 거예요. 지금은 웬만하면 다들 자가격리를 해야겠죠? ^^; )
졸업 연주 때 도와준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기로 약속했었다.
한 독일인 친구빼고 타이완, 중국 친구들이라 한식 한다니까 엄청 좋아함 ㅎ
다들 내 연주때문에 고생해줘서 정말 맛있는 거 해주고 싶었다.
메뉴는 고심한 끝에 불고기!
뭐 불고기야 고기사다가 불고기 양념 사다가 재우면 아닌가? 싶지만, 독일에서 불고기에 적합한 고기를 찾기란 쉽지 않다.
불고기는 자고로 얇은 고기로 해야하는데 독일 마트에서 얇게 썬 고기를 찾기는 정말 어렵다.
하다못해 정육점에서 종이처럼 얇게 썰어달라고 해도, 바쁘고 귀찮으면 안 해주기 일쑤다.
독일 음식엔 얇은 고기를 쓰는 일이 정말 드문가 보다.
아무튼 얇은 고기를 어디서 구하느냐!
답은 터키 마트.
외국에서 오래 사신 지인분이 터키 마트에 대해 알려주셔서 찾아가게 됐다.
터키 마트는 어쩐지 독일 와서 한 번도 갈 일이 없었는데, 막상 가보니까 파라다이스~
식재료가 엄청 다양하고, 쌀, 치즈, 빵, 고기 등 종류가 엄청 다양해서 구경만 하는데도 재밌었다. +_+
쌀을 대량으로 사시는 분들은 터키 마트에서 사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 아시아마트에서 사는 것보다 싼 것 같다!
불고기감으로 좋은 고기는 앙트레 코테.(Entrecote/등심)
지인 분말로는 호리 펜 스테이크 고기는 갈비 찜하기 좋다고 한다. 갈비찜은 아직 나에겐 고난도 음식이라 패쓰...
내가 사는 곳엔 터키마트가 한 길가에 두 군데나 있길래 두 군데 다 탐색해봤다.
첫 번째 간 곳은 가격은 괜찮았는데 고기 상태가 별로 안 좋아 보였다.
두 번째 간 곳은 조금 더 비쌌지만 고기 색이 붉은 게 상태가 좋아 보임.
대접하는건데 좋은 걸로 하고싶어서 두번째 가게에서 고기를 골랐다.
정육점 언니한테 앙트레 코테 1.5kg 정도 달라고 했다. 친절하게 고기 두들겨줄까? 해서
당연히 ja, bitte! :)
1.8kg의 고기는 이만큼. 고기가 손으로 당기면 찢어질 만큼 얇다.
마블링은 거의 없지만 신선도만큼은 좋은 것 같다.
지난번엔 독일 마트에서 팩에 든 스테이크용 소고기를 사서 두들겨서 불고기 만들었는데 어찌나 힘들던지. ㅜㅜ
그렇게 공을 들였는데도 고기는 질겼었다.
이번엔 고기들이 넘 얇아서 가위로 신나게 잘랐다.
양파, 쪽파, 버섯을 썰어 넣고 마지막엔 저 소갈비 양념 (불고기 양념이 없었다.)을 한 통 다 넣었더니 딱 맞다.
이렇게 재운 고기를 냉장고에 반나절 정도 넣어뒀다.
고기는 나중에 팬에 기름 둘러서 구워주면 끝!
한국 밥상은 자고로 반찬이 있어야지!
계란말이, 두부부침, 김치, 김, 쌈채소, 된장국까지 하니 한국밥상 같다. ^^
친구들의 평은?
일단 밥상 사진 찍기 바빴고 ㅋㅋ (이건 우리 아시아 친구들의 특징인 듯)
다들 말도 없이 먹고, 밥도 두 공기씩 먹고... 저 두 접시 다 먹고 두 번을 더 구웠던 거 같다.
반찬도 너무 맛있게 먹어주고, 유자맛 소주도 인기가 좋았다.
말은 서로 잘 안 통해도, 역시 사람은 밥 먹고 술 같이 마시면서 가까워지는 거 같다.ㅎㅎ
근데 생각보다 불고기가 배불리 먹고도 많이 남아서 혼자 5일은 더 먹은 거 같다.
다음에 또 4-5인분 할 거면 1kg로도 충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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