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예술사 박물관을 방문했었을 때 근처에 나쉬마켓이 있어서 커피 마시고 구경하려고 했는데, 일요일이라 가게들이 다 문을 닫아서 평일에 나쉬마켓 (나쉬마크트 Naschmarkt)을 다시 찾았어요. 우리나라로 치면 재래시장 같은 느낌의 나쉬 마켓! 구경하기 전에 점심을 먹으려고 한식당 상상에 들렀어요. 나쉬 마켓에서 가까이 위치해있어요.
빈은 식당들이 문을 열었지만 테이크아웃만 가능해서 음식을 사서 근처 벤치에 앉아서 먹기로 했어요. 여기 사람들도 외식은 하고 싶은데 가능하지 못하니 음식을 사서 공원같은 곳에서 친구들과 먹더라고요. 문 앞까지 나오셔서 친절하게 주문을 받아주신 사장님. 주문 후 10분 기다리라고 하셨는데 정말 10분 뒤에 음식이 나왔어요. 역시 한국 스피드~~!!
왼쪽은 제가 고른 도시락, 오른쪽은 남편이 고른 연어덮밥. 메뉴마다 미소된장국이 포함되어 있고, 제 메뉴에는 전을 찍어먹을 간장까지 싸주시더라고요. 남편은 너무 맛있었는지 게눈 감추듯 먹어치워서 남편 연어덮밥을 뺏어먹어보지 못했네요.ㅜ 제 도시락 메뉴는 완전 대만족! 속이 꽉 찬 김밥, 바삭한 전, 불고기, 쫄깃한 잡채, 삼삼하게 무친 나물과 김치... 이런 모둠 한식을 어디서 먹겠어요!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오들오들 떨며 흡입... 그래도 밖에 나와 먹으니 소풍 나온 것 같고 좋았네요. 점심은 해결했으니 커피와 후식을 찾으러 나쉬마켓에 진입!
여기는 나쉬마켓 중간쯤 위치한 카페인데 오스트리아 초콜릿 Zotter를 전문적으로 파는 곳이에요.
특이한 초콜릿들이 많이 보이네요. 맨 위의 미역/캐러멜/파인애플 초콜릿부터, 콜라/팝콘 초콜릿, 대추 초콜릿 등등...
저희는 좀 무난하게 호박씨/마치판 Marzipan, 잣 마치판/오렌지 초콜릿을 골랐어요. 초콜릿은 하나에 5유로로 꽤 비싼 편이에요. 선물상자도 2개 혹은 4개 넣을 수 있는 걸 팔고 있어서 선물하기 좋을 거 같네요.
마시는 초콜릿 Trinkschokolade도 함께 팔고 있어요. 여기서 주문해서 마실 수도 있지만 이렇게 재료를 사가서 집에서 마시는 초콜릿을 즐길 수도 있어요. 남편이 여기서 한 잔 시켜서 마셔봤는데 일반 코코아와 비교할 수 없이 맛이 진하고 좋다고 하네요.
프로즌 요구르트도 파는 카페. 저희는 아메리카노와 초콜릿을 사서 나왔습니다.
카페 맞은편에 있는 빵집. 오스트리아에서 특히 많이 보이는 양귀비 씨앗 (Mohn)으로 만든 간식이나 아이스크림. 맛있을 거 같은데 배불러서 패스~~
시장에는 역시 호객행위가 빠지지 않죠. 조금 걸어가다가 갑자기 들이댄 집시 같은 언니한테 발목 잡힌 집. 다짜고짜 이거 한 번 맛보라며 저와 남편에게 단 견과류 조각을 건넸어요. 그리고선 끊임없이 다른 물건들을 강제 시식(!)시키고.... 시식을 당했지만 그래도 미안하니까 뭔가 고르게 됩니다. ㅋㅋ
근데 저 글라스 안에 든 히비스쿠스 너무 예뻤어요. 말린 히비스쿠스를 물에 넣거나 알콜에 넣으면 파티할 때 분위기 내기 좋을 거 같아요.
남편은 아몬드에 당을 입히고 참깨를 뿌린게 맛있다고 좀 싸 달라고 했습니다. 근데 똑같은 건데 캐슈로 만든 게 있다며 또 시식시키시는...
결국 아몬드와 캐슈 두 가지를 한 주먹씩 사기로 했는데 집시언니의 한 주먹은 내 주먹의 두 배인 듯... 100g에 2,90유로였는데 우리가 결국 계산한 건 12유로;; 같이 들어가서 무게 달고 계산하는 거 볼걸... 무게로 계산하다 보니 가격표만 봐서는 절대 안됩니다. 착한 남편은 그냥 계산하고 나왔네요. 시장은 원래 그런 거라며.. 호갱이 된 듯한 찝찝한 느낌도 잠시, 나오자마자 다음 가게들에서 호객행위가 폭발합니다. 다들 우리가 호갱인 걸 봤거든요ㅋㅋ 사실 호객행위만 아니면 천천히 구경하고 싶었는데... 과도한 호객행위는 역시 부담스럽습니다. 작년에도 한 번 왔었는데 그때는 호객행위가 이 정도로 심하지 않았던 거 같은데, 코로나 때문에 경기가 많이 어려워져서인 걸까요?
호객행위들을 뿌리치고 식료품 파는 곳을 지나 음식점들이 즐비한 거리에 오니 문이 다 닫혀있어서 정말 썰렁하네요. 그래도 시장은 시장인지라 어떤 공무원같은 사람이 돌아다니면서 마스크 착용을 감시하더라고요. 여기는 바깥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가 아닌데, 그래도 이런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선 제재를 하네요.
멀리서 보이는 오스트리아 총리 세바스티안 쿠어츠 Sebastian Kurz의 캐리커쳐. 귀공자 같은 외모의 큰 귀가 특징인 세바스티안 쿠어츠. 멀리서도 귀가 잘 보이네요. 만 31세에 오스트리아 총리로 취임했는데 오스트리아 역사상 최연소라고 하네요.
비엔나에 놀러 오면 한 번쯤 구경하기 좋습니다. 외국인이 하는 가게들이 많아서 이국적인 물건을 사야 할 때 좋을 거 같아요. 터키, 이탈리아 디저트 파는 곳도 있고 해산물, 고기, 야채, 과일 등 웬만한 건 다 있네요. 한국어가 쓰여있는 가게도 있었는데 제가 갔을 땐 문이 닫혀있었어요.
오스트리아에서 많이 먹는 크뇌델 Knödel을 파는 가게. 우리나라 만두랑 비슷한데 반죽이 좀 더 찐빵 같은 느낌에 크기도 크고 속이 꽉 차 있어요. 냉동한 크뇌델을 가게 앞에 내놓고 팔고 있네요.
집에 와서 아까산 초콜릿 시식~! 캬라멜 초콜릿은 너무 달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적당한 단 맛의 고급스러운 초콜릿이었어요.
마치판 Marzipan 초콜릿을 아시나요?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 아몬드 간 것과 설탕을 섞은 것이 초콜릿 안에 들어가 있는 형태죠.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모차르트 초콜릿도 마치판이 들어간 초콜릿이에요. 처음에 맛봤을 때는 그 맛을 몰랐는데 이제는 좋아하는 초콜릿 중의 하나가 됐어요. 아몬드 맛이 나는 건 아닌데, 달면서 부드럽고... 중독되는 맛입니다. ^^
잣 마찌판/오렌지 초콜릿. 저는 개인적으로 호박씨 마치판이 더 맛있었어요. 마치판은 보통 아몬드인데 잣으로 만든 게 특이하네요.
다음엔 쪼터의 마시는 초콜릿도 구매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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