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대의 어느 악기 혹은 어느 학과에 상관없이 앙상블은 필수로 해야하는 학과 과정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비엔나의 새 학교에 다닌지 2학기째인데 앙상블 수업을 못했네요. 록다운이다 뭐다 해서 미뤄졌지만 이제는 정말 미룰수가 없어서 강행된 앙상블 연주.
원래 같으면 청중들을 모시고 하겠지만 그럴수가 없어서 녹음으로 대체했습니다.
이제 학교에 새로운 룰이 생겼어요. 1주일에 한번씩 코로나 자가테스트 받아야 학교에 출입이 가능해요. 예전에는 앙상블같이 여러명이 모여서 하는 리허설이나 연주가 있을때만 테스트를 받게 했는데 이제는 그것과 상관없이 학교에 출입하는 모든 사람들이 받아야 하네요.
사실 이렇게 하는게 서로를 위한 길이죠...
앙상블 녹음 시작 30분 전에 도착해서 자가테스트 키트를 받았어요. 사용법은 간단해요. 양쪽 콧구멍에 면봉을 넣고 5초 정도 코의 분비물을 면봉에 묻히고 액체가 들어있는 작은 통에 면봉을 넣고 15초 동안 휘저은 후, 그 액체를 테스터기에 몇 방울 떨어뜨리고 결과를 기다리면 됩니다.
자가테스트전에는 항상 테스트 해주시는 분들이 콧속에 면봉을 넣는 작업을 해주셨는데, 면봉이 뇌까지 들어온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ㅋㅋ 너무 깊숙히 찔러서 나도 모르게 비명 지르게 되고 눈물도 나오고 그랬는데, 직접 하는 거는 면봉을 코 깊숙히까지 안 넣어도 되고 콧망울 있는 정도에서만 면봉으로 콧속을 닦아내면 돼서 너무 좋아요!!
입에 면봉을 넣는 것도 해봤는데 코보다는 낫지만 역시 불쾌한 느낌이었어요.
이렇게 본인이 직접 코에 면봉을 넣거나 아니면 액체로 가글 후 검사하는 방법이 제일 좋은 거 같아요!
한명이라도 양성이 나오면 바로 취소하기로 한 앙상블 녹음. 다행히 모두 음성이 나와서 무사히 녹음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청중은 없었지만 우리끼리라도 연주할 수 있고 비디오로 만들어져서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는게 감사했던 시간이었네요...
"against all odds"(역경을 딛고) 교수님이 만든 이번 녹음 프로젝트의 슬로건. 사실 영화 혹은 노래에서 따온 말이긴한데, 코로나로 인해 여러가지로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말이 아닐까싶네요.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우리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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