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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생활

문화와 귀차니즘 사이, 저녁빵 Abendbrot

by 비엔나댁 소아레 2021.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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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저녁빵 (아벤트브롯 Abendbrot)이라는 문화를 아시나요? 말 그대로 저녁식사를 빵으로 해결하는 거예요. 치즈나 소시지 야채 등을 곁들이지만 따뜻하게 요리된 음식은 없습니다. 거의 매끼 따뜻한 음식을 먹는 우리나라에서는 이해하기 좀 힘든 문화죠. ^^; 

점심은 따뜻하고 제대로 된 한끼를 먹기 때문에 저녁에는 굳이 따뜻한 음식을 먹지 않아도 된다는 개념입니다. 일하고 돌아와서 요리하기 귀찮은 게 이유가 될 수도 있고요. 요즘은 반대의 패턴인 사람들도 많아요. 점심에는 차가운 음식 (빵이나 샐러드)으로 해결하고 저녁에는 집에 돌아와 따뜻한 음식을 요리하는 거죠.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는 아주 다양한 빵 종류가 있다. 사진의 뒤쪽에는 통밀로 만든 빵 앞쪽은 딩켈밀가루로 만든 딩켈빵.

예전에 독일에서 다녔던 음대에서는 매년 오케스트라 캠프를 갔는데 그곳에서는 저녁식사가 매번 '저녁빵'이었어요. 하루 이틀은 그러려니 했는데 일주일 동안 저녁때 빵만 먹으려니 정말 힘들었습니다. 한국 학생들은 다들 라면과 커피포트까지 챙겨 올 정도였죠. 

 

그래도 가끔 먹는 저녁빵은 식사 차리기 편하고 재미있습니다. 여러 가지 골라먹는 재미가 있거든요. 

준비물은 빵과 자기가 곁들이고 싶은 것으로! 하지만 영양소를 생각해서 준비합니다. 

 

단백질을 위한 치즈, 크림치즈, 훈제연어 그리고 레버부어스트 (간소시지). 

레버부어스트는 보통 송아지, 소, 돼지 등의 간으로 만드는데 남편이 마트에서 닭의 간으로 만든 레버부어스트를 사 왔네요. 확실히 다른 레버 부어스트보다 먹기 좀 가벼운 느낌입니다. 

 

달걀도 몇 개 삶아주었어요.

 

회향, 방울토마토, 오이 그리고 절인 파프리카

빵에 곁들일 야채도 준비해줍니다. 방울무 (라디쉔 Radieschen)도 저녁빵 메뉴에 자주 오르는데, 저희 집에서는 잘 안 사는 야채라 패스~~ 

대신에 맨 뒤에 보이는 야채 회향(영어로는 펜넬 fennel, 독일어로는 펜혤 Fenchel)이 저희 집 냉장고에 있었네요. 미나리과에 속하는 식물인데, 저는 독일 와서 처음 보고 먹어봤어요. 마트에서 회향 씨앗 차 (Fencheltee)를 종종 사 먹긴 했지만 야채는 어떻게 조리하는지 몰라 사본 적이 없었죠. 

 

근데 먹는 방법이 생각보다 간단하더라고요. 그냥 조각 조각 잘라서 레몬즙을 뿌려먹으면 간단한 샐러드 완성! 데쳐서 먹는 방법도 있다고 합니다. 맨 위의 초록초록한 부분은 제거하고 몸통만 먹습니다. 초록잎 부분은 딜처럼 향신료로 써도 좋을 것 같아요. 회향 씨앗 차는 시력향상과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고 해서 유명한데 사실 이 야채만은 어떤 효능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씨앗도 다양한 효능이 있는데 야채 자체에도 뭔가 좋은 게 있겠죠..? 아삭아삭한 식감과 독특한 향이 매력적입니다. 

 

 

여러 가지 소스도 준비합니다. 소금, 겨자 (Senf), 마요네즈 그리고 빵에 발라먹는 야채 크림 (슈트라이히크레메 Streichcreme).

마트나 독일의 유명한 드럭스토어 dm에 가면 다양한 야채크림을 볼 수 있어요. 오이, 파프리카, 토마토 등등... 저는 거의 가지 야채 크림만 사 먹어요. 

 

달걀 삶는 시간 15분 정도? 를 제외하면 아주 빠르게 차려진 저녁식사에요. ㅎㅎ 

 

투박하면서 소탈한 저녁빵 문화

보통 저녁빵은 접시 대신 각자 작은 나무 도마나 플라스틱 도마를 하나씩 가지게 됩니다. 그 위에서 야채도 잘라먹고 빵 위에 뭘 바르고 작업하기 쉽지 때문이죠. 저희 집은 없어서 그냥 일반 접시로! 

 

 

보통 빵 위에 버터를 바르고 그 위에 원하는 햄이나나 달걀 생선 등을 얹어 먹는데 이 날 저희 집에는 버터가 없어서 크림치즈로 대신했네요. 독일인들은 여기다가 맥주까지 곁들이기도 하지만 저희는 생략 ㅎㅎ 음식들이 다 찬 음식인데 거기다 찬 맥주라니... 생각만 해도 좀 소화 안 되는 느낌이죠 ^^;;

 

여기서 주식으로 먹는 빵은 디저트로 먹는 폭신폭신한 빵이 아니라 통밀이나 딩켈밀(스펠트밀)등으로 만든 버터가 들어가지 않은 빵이랍니다. 처음에 여기 빵을 맛보면 '맛없다'는 생각이 절로 들지만, 건강에도 좋고 여러 가지 곁들여 먹기 참 좋은 빵이에요.  

 

딱딱하고 다른 빵들에 비해 멋스럽지도 않은 독일빵이지만 건강에도 좋고 포만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독일빵. 독일사람들하고도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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