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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트리아 생활

오스트리아에서 고양이 (암컷) 중성화 수술 후기

by 비엔나댁 소아레 2023.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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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고양이는 브리티쉬 숏헤어로 이제 1살 하고 두 달 정도가 됐다.

고양이 발정기에 대한 얘기를 익히 들어서 7-8개월쯤 발정기가 오기 전에 수술을 시키려고 했는데

우리가 가는 수의사는 아직 아이 체구가 작으니, 체구가 커지고 발정기가 오면 수술을 시키라고 했다.

 

 1살이 넘어가는데도 발정기가 안와서 우리 고양이는 좀 늦나 보다 했다.

그리고 드디어 일주일전쯤 그 발정기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갑자기 애가 신경질적이 되더니 집사들을 쫓아다니며 본격적으로 괴롭히기 시작하는 것.

자기 이름만 불러도 엄청 과민반응에, 계속 만져주길 원하고 엉덩이를 낮추면서 자꾸 교배 자세(!)를 보여주었다.

 

이제 드디어 때가 됐구나 싶어서 수의사에게 전화를 했더니

지금 발정기면 적어도 2주는 기다렸다 수술을 해야 한다며... 그리고 품종을 물어보면서

브리티쉬숏헤어면 피검사를 하고 수술을 해야해서 피검사 130유로가 추가로 든다고 했다. 

아마 브숏의 전형적인 유전병인 비대성심근증 때문일 것이다...

근데 우리가 분양받을 때 부모 고양이 둘 다 비대성심근증이 없다는 진단서를 받았기 때문에 

굳이 이 피검사를 해야할까 싶었다.  

동물병원에서 차례 기다리는 중

 

더군다나 지금 12월초인데 1월 초에나 수술 날짜를 잡아줌.. 며칠 견디다가 이러다가 우리도 고양이도 너무 힘들겠다 싶어서 다른 병원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집에서 가까운 다른 병원은 주말 지나고 바로 수술을 해준다기에 거기에 수술 예약을 했다. 근데 원래 가던 수의사와는 완전 정반대 스타일. 발정기인지 아닌지 물어보지도 않고, 몇 살인지, 품종이 뭔지도 안 물어보고 ㅋㅋ 수술 전 12시간 금식하고 다 합쳐서 150유로라는 짧은 안내와 함께 통화가 끝났다.

 

아무튼 고대하던 수술 날. 우리는 병원 다닐 때 이런 이동형 배낭에 데리고 다니는데, 집에만 있던 고양이라 바깥 추위에 많이 놀랐나 보다. 가는 길에 계속 몸이 덜덜 덜덜... 밑에 이불 하나 깔아줬는데 하나 더 위에 덮어서 데려갈걸 그랬다. ㅜ

그래도 병원이 집에서 버스타고 30분 거리라 다행. 

병원에 들어갔는데 고양이 예방접종수첩만 물어보고 뭐 수술동의서나 등록하는 절차 하나 없이 그냥 고양이만 두고 가란다. 고양이와 강아지를 위한 예방접종수첩은 이렇게 생김... 

 

출처 : https://www.imago-images.de/fotos-bilder/hund-ausweis

 

우리 예약은 10시였는데 12시면 수술 끝나니 와서 데려가도 되고 아니면 오후 5시에 와도 된다고 했다.

암컷 고양이는 수술 후에 병원에서 좀 쉬게 하고 오면 좋다고 한국 블로그에서 봐서... 12시에 수술이 잘됐는지 확인 전화만 하고 오후 5시에 고양이 픽업하러 갔다. 나도 집에서 홈오피스를 하는 상황이라 솔직히 나중에 가는 게 편하기도 했다.

근데 알고보니 12시와 5시 사이에는 병원 쉬는 시간...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우리 고양이가 저 좁은 이동형 배낭에 담겨서 심지어 어떤 옷장? 같은 곳에 갇혀있던 것 ㅜㅜ 으아 진짜 미안해... 그런 줄 알았으면 진작 데려오는 건데! 왜 가둬둘 거라는 말은 안 해준 건지... 내가 여기에 계속 있었냐며 놀래하니까 수술 끝나고 잠잤으니까 괜찮다는 식이다.. ;; 나는 한국처럼 병원 내 케이지안에 잘 보살핌을 받고 있을 줄 알았는데, 내가 이곳 동물병원 시스템을 너무 과대평가했나 보다....

 

아무튼 나한테 수술 부위도 보여주지 않았고, 그냥 약 처방에 열흘뒤에 실밥 풀으러 오라는 안내뿐, 일반적인 넥카라나 환묘복에 대한 얘기가 아무것도 없어서 내가 먼저 물어보니, 실밥이 철사로 되어있어서 필요 없다는 식으로 얘기했다. 핥아도 문제없냐고 하니까 문제없다고... 

그냥 이대로 갔다가 무슨 일이 나중에라도 혹시 생길까 봐 수술받았다는 확인서를 써달라고 해서 받고 집에 돌아왔다.

돌아올 때는 챙겨간 이불로 고양이를 꽁꽁 싸매서 돌아왔다.

 

배 사진만 찍으려고 하면 자세를 바꾼다 ㅜ

 

집에 와서 보니 환부 부위가 소독약을 잔뜩 발라놔서 갈색이었는데 우리 냥이가 다 핥아서 지금은 이렇게 깨끗해진 상태. 

처음엔 못 핥게 하다가 그래도 의사 말을 믿어보자 하고 놔둠... 집에 돌아와서 처음에는 좋아하는 밥도 안 먹고 자기 환부부위만 계속 그루밍하느라 정신없었는데, 나중에 계속 쓰다듬어 주고 예뻐해 주니 여느 때처럼 누워서 배를 보여주는데, 배에 털도 없이 실밥 자국 있으니 마음이 아프다... 

 

근데 수술받고 오니 진짜 애가 180도 달라졌다. 그 발정기의 사나웠던 암고양이는 어디 가고 완전 순둥이가 됐다...

뭐 지금은 수술받은 지 얼마 안 돼서 기운이 없을 수도 있겠지.. 몸이 다 나아지면 다시 활발한 고양이로 돌아오겠지?

 

 

아무튼 동물 병원도 수의사랑 보호자랑 맞아야 하는 것 같다. 이번에 간 수의사는 구글맵 평에도 호불호가 좀 갈렸지만 대체적으로 좋은 리뷰가 많아서 갔는데, 꼼꼼한 설명을 원하는 나랑은 좀 안 맞는 선생님이었다. ㅜ 

반면에 원래 가던 선생님은 꼼꼼해서 좋긴 한데, 너무 꼼꼼하다 보니 해야 될 검사도 더 있고, 고양이 상태를 최우선으로 보는지라 참을성 없는 보호자에겐 힘들 수 있다.

.... 이 두 수의사의 중간인 병원을 다시 찾아야 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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