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많이 풀려서 지난 주말에는 남편이랑 자전거 타고 바람 쐬고 왔어요. 집에서 가까운 도나우강에 갈까 하다가 새로운 곳에 가보고 싶어서 남편이 지도 검색해서 찾은 곳 보헤미안 프라터 (독일어 발음은 뵈미셔 프라터 Böhmischer Prater). 집에서 자전거로 왕복 1시간이 걸리는 곳이었어요. 남편은 워낙 자전거를 잘 타서 더 먼데를 자전거로 갔다 오자고 했지만 저는 체력이 저질이라 ㅜ 왕복 1시간이라는 조건하에 찾은 보헤미안 프라터!
보헤미안 프라터는 비엔나 외곽에있는 작은 놀이 공원으로, 특히 인접한 라아숲 Laaer Wald 휴양지와 함께 가족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라고 하네요.
날씨가 많이 풀렸지만 아직 자전거 탈때는 모자와 장갑이 필수예요. 좀 두껍게 입고 올 걸 하는 생각은 잠시.. 가는 길에 오르막길이 많아서 열심히 페달을 밟다 보니 몸에서 자동적으로 열이 나네요.
언덕길을 올라오니 빈 도시를 내려다볼 수 있네요. 탁 트인 전망이 참 좋았어요. 예전에 가봤던 비엔나 외곽의 코벤츨 Cobenzl이랑 비슷한 느낌.. 가족단위로 놀러 온 사람들이 정말 많았어요! 여기는 1가구 1 견인가 싶을 만큼 개들이 많이 보여요. ㅎㅎ 여기서는 전망만 보는 게 아니라 귀여운 강아지들 구경도 할 수 있어서 좋네요.
특별한건 없고 쭉 펼쳐진 들판이 다예요. ^^;
땅이 넓다 보니 이렇게 축구할 수 있는 공간도 있고요.
타이어에 매달려서 왔다리 갔다리 할 수 있는 놀이기구도 있어요. 타보고 싶다는 눈빛을 보냈지만 가볍게 무시해주는 남편. ㅜ
아이 있는 집들은 다 여기로 와서 노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애들이 많았던;; 아이들과 개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에요.
걷다 보니 흥미로운 공간을 발견했어요. 바로 라아산의 공동 농장!
팻말을 읽어보니 여러명이서 농장일을 분담해서 가꾸는 곳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수확물들은 나눠가지고..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아요. 아이들이 있는 가족에게 특히 좋을 것 같은...!
라아산 (산이라기 보다 언덕에 가까운..)에서 계속 걸어가다 보니 이제는 라아 숲이 나오네요. 여기는 강아지, 자전거, 캠핑등이 금지된 진짜 휴양지라고 할 수 있겠네요.
너무 썰렁한 거 아닌가 하던 찰나에 나온 문. 남편말로는 루마니아 특유의 문양이 새겨진 문이래요. 루마니아어로 루마니아 사람 2명이 지었다는 말 외에는 특별한 게 안 쓰여있어서 구글에서 찾아봤더니 루마니아가 오스트리아에 선물한 문이라고 하네요. 특별한 정보가 없는 걸 보니 친선의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장작더미? 들이 막 쌓여있는게 전원적인 느낌이나 사진 찍어봤어요. :)
이곳에서 위의 사진에 나와있는 동물들이 발견됐었다고 하네요. 코끼리, 매머드, 곰 등등.... 숲 치고는 작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큰 동물들이 살 정도였다니!
라아 숲을 나오면 바로 보이는 보헤미안 프라터.
보헤미안 프라터에는 최대 100년 된 놀이기구가 여러 개 있고 이름은 비엔나의 유명한 놀이공원 프라터 Vienna Prater에서 유래되었다고 해요. 프라터에 비해 규모는 많이 작아요. 우리나라로 치면 월미도 같은 느낌? 바다는 없지만요.ㅎㅎ 근데 100년이나 된 놀이기구는 왠지... 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동이 잘 되려나 싶은... ^^;
보헤미안 프라터 근처에는 유독 전원주택들이 많이 있었는데 전원주택이 크기가 크지 않고 다들 작은 정원을 가지고 있는 게 약간 일본의 전원주택단지를 떠올리게 했어요. 약간 한국 느낌도 나고... 은근히 비엔나에 한국이랑 비슷한 모습이 많아서 정이 가요. 고층 빌딩과 전봇대 그리고 포장이 잘 안 된 길의 조합은 한국을 떠올리기에 충분한 것 같아요.
꽃은 못보고 가나 싶던 차에 발견한 매화나무. (맞나요?)
집에 돌아가는 길. 비엔나 외곽에 현대식으로 새로 지어진 아파트들이 눈길을 끕니다. 여기가 아파트도 좀 싸다고 하고... 비엔나 중심지에 사는 건 여러모로 편리한 점이 있지만, 가격 면에서도 그렇고 아이들이 있는 가족들에게는 여기도 참 살기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웬만한 마트들도 다 들어서 있고.
코로나로 인해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제한된 요즘, 그래도 비엔나에는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공원이나 녹지가 잘 조성되어 있어서 숨통이 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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