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이 유난히 많은 오스트리아 빈! 넓게 펼쳐진 들판이나 나무는 쉽게 찾을 수 있는데, 꽃나무는 한국처럼 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제 느낌으로는?) 그래도 봄이니 벚꽃 구경은 가줘야죠! 날씨가 더워졌다가 다시 추워졌다가, 비도 내렸다가 맑았다가 오락가락하는 날씨 때문에 행여나 예쁘게 핀 벚꽃들이 떨어질까 봐 날 좋을 때 얼른 꽃구경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비엔나에서 벚꽃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을 검색해보니, 역시 유명한 비엔나시 공원, 도나우 공원 등이 뜨네요. 그중에 '세타가야 공원'은 처음 들어봐서 세타가야 공원을 가기로 정했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일본식 정원으로 비엔나 19구에 위치해있습니다.
일본 문화에 관심이 많은 남편은 공원 이름을 듣자마자, "아 거기 도쿄에 있는 곳 이름인데?"
오, 정말 남편 말대로 세타가야는 도쿄의 한 지역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합니다. 빈의 한 구역인 Döbling의 자매 도시라고 하네요.
켄 나카지마라는 일본 사람의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공원이고 Teehaus (찻집), 석탑, 석등 그리고 공원의 입구가 세타가야 시 그리고 세타가야 시장의 선물이라고 하네요.
들어서자마자 사람들이 많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부활절 휴일이라 보통때보다 사람들이 많았던 거 같아요.
목련, 벚꽃, 소나무, 개나리 등 한국이나 일본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꽃나무들이 한데 모여있어서 엄청 반가웠네요.
일본식 찻집앞에 대나무까지 심어져 있으니 잠시 일본에 온 듯한 착각도 들어요. 여기 사람들도 이 공원의 이국적인 느낌 때문에 많이들 찾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찻집 내부에는 이런저런 잡동사니들만 쌓여있고 특별한 게 없어서 아쉬웠어요.
벚꽃이 예쁘게 늘어져있고 앉을 바위까지 딱 있어서 사진 찍기 아주 좋은 곳이었네요.
두 번째 포토존~ 졸졸 흐르는 시냇물 위에 나무다리, 그리고 그 위를 수놓는 벚꽃들... 다리 위에서 사진 한 장 안 찍을 수가 없는 배경입니다.
여기 사람들이 핸드폰 카메라로 어디 찍는 거 잘 못 봤는데 여기서는 다들 핸드폰을 들고 사진 찍느라 바쁘네요 ㅎㅎ
공원은 5분이면 다 볼 정도로 작지만 공원 조성을 참 잘해놨어요. 벤치도 곳곳에 많이 있어서 앉아서 책을 읽거나 그냥 멍하니 공원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많고, 눈에 안 띄는 벤치에 앉아 알콩달콩 데이트하는 연인들도 많이 보였네요. ^^
공원 주변에는 주택들이 많았는데, 요 앞에 살면 참 좋겠다 싶었어요~ 여기가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살면 이곳이 마치 우리 집 정원 같은 느낌일 것 같아요.
일본 드라마 같은 데서 보면 이런 대나무가 물이 차면 내려가면서 통~ 소리가 나던데 여기건 망가졌나 봐요 ㅜㅜ
어쩜 나무들이 이렇게 모양을 잘 갖추고 있을까 했더니, 끈으로 나무가 자라날 방향을 잡아주고 있었네요. 역시 이런 멋진 공원은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네요~
요새 남편이랑 일본 드라마(JIN)를 보고 있는 데다 일본식 공원까지 오니 나중에 집 정원이 생기면 일본식으로 꾸미자는 남편... 아니 잠깐만, 내가 한국인인데 한국식으로 꾸며야지! -_-;; 남편에게는 일본하면 벚꽃인데 한국하면 딱 떠오르는 정원의 이미지가 없었나봅니다. (한국의 벚꽃도 참 예쁜데 말입니다.) 지금 글 쓰면서 생각해보니 물레방아, 진달래, 연꽃 등 한국식 정원에 이쁜 것이 얼마나 많은데... 언젠가 비엔나에도 '한국식 정원'이 생겨서 여기 사람들이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면 좋겠다는 마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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