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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생활

독일인들의 꿈의 직업 :: 환경미화원, 조산사, 부동산 중개인...

by 비엔나댁 소아레 2021.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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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꿈의 직업은 무엇일까요?"

 

"환경미화원이요." 

 

사진 출처: Easy German 유튜브 채널

 

내가 즐겨보는 독일어 공부 채널 Easy German의 한 장면이다. 아니, 꿈의 직업이 환경미화원이라니? 그래도 꿈의 직업인데 너무 소박한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이 인터뷰는 길거리의 여러 사람들과 진행했고, 모두의 꿈의 직업은 달랐다. 조산사, 부동산 중개인, 아나운서, 미디어 디자이너, 선생님 등등... 

 

그래도 환경미화원이 꿈의 직업이라는 이 청년의 이유가 궁금하다. 왜 환경미화원이냐고 물으니, 자기가 매일 하는 일이 무슨 일을 했는지 알 수 있고 모두에게 좋은 일이기 때문이란다. 


환경미화원 직업을 생각하는 사람은 내 주변에도 있었다. 독일에서 음대를 다닐때, 종종 이야기하게 되는 주제. 음악을 안 한다면 뭘 할 것인가. 그 당시 학교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스무 살짜리 독일 남자애와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었다. 

 

"나는 음악으로 직업을 못 찾으면 Putzmann(청소부)이 될거야!, 우리 할머니도 그 일을 하셨거든."

 

 스무살의 어린 남자애가 청소부를 직업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도 놀라운데, 본인의 할머니도 그 일을 하셨다는 걸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게 신기했다.

 

다른 20대 초중반의 음대 남학생이 음악가 외에 갖고 싶은 직업은 조산사

 

"아이를 받는 다는 건 정말 의미 있는 일이고, 사실 아기를 다룬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아기가 뭐가 필요한지 빨리 판단하는 능력과 아기를 보는 좋은 체력이 있어야 하거든."

 

출처: krone.at

 

 

꿈의 크기가 크고 작고를 떠나서, 나는 이 두 청년이 음악으로 안되면 뭘 하고 싶은지 정확히 알고 있다는 게 대견(?)스러웠다. 한국에선 얼마나 많은 청년들이 자기가 진짜 뭘 하고 싶은지 알고 있을까? 한국에선 직업도 유행처럼 도는 경향도 있고, 부모님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한국도 요새는 환경미화원의 연봉이 많이 올랐다고 하지만, 어떤 부모님이 그걸 인정해주시고 꿈을 응원해주실지 모르겠다. 나만해도 나의 어렸을 적 꿈의 직업은 절대 대단한 것이 아니었는데, 부모님의 기대는 ~~사가 되기를 원했던 것처럼... 

 

유튜버가 초등학생의 장래희망 순위 5위.

 

여기는 아우스빌둥(직업학교)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서 대학에 가지 않고 일찍부터 사회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대학이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음악에 뜻이 없어도 대학 졸업장을 위해 그냥 음대에 다니는 경우도 많이 봤다. 음대 등록금이 얼마나 비싼데... 그리고 졸업 후엔 다른 일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 졸업장 하나 때문에 쏟아붓게 되는 시간과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직업의 귀천을 따지지 않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당당하게 선택하는 이 곳 사람들, 그리고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집세 내고 먹고 살고 병원 가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월급을 주는 시스템이 부럽다. 한편으로는 원한다면 공부를 많이 하지 않고도 쉽게 살 수 있기 때문에 꿈을 크게 가지지 않는 것도 단점이라면 단점이랄까...? 

 

여기 모든 사람들이 저 청년의 순수한 마음처럼 환경미화원이나 공무원이 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가끔 자신의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시는 분들을 보면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서비스 정신은 좀 없을지라도 자신이 맡은 일은 정확하게 하는 여기 사람들의 직업 정신은 배울만하다. (그래도 서비스 정신은 아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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