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도바 민족학&자연사 박물관을 나와서 우리는 시내로 향했다. 박물관에서 걸어서 1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가는 길에 발견한 몰도바의 관청인데 결혼을 담당하는 곳인 것 같다. 요 앞에서 신랑 신부와 예쁘게 차려입은 하객들을 볼 수 있었다. 사진은 못 찍었지만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정말 예뻤다! 어떤 친구가 몰도바에 미인들이 굉장히 많다고 해서 여기 와서 여자들을 유심히 보게 되는데, 다들 눈에 띄는 미인이라기보다 오목조목하게 예쁘다. 서양사람이지만 체구가 서유럽이나 북유럽 사람들보다는 훨씬 아담한 체구고 동서양이 섞인 느낌의 외모라 인기가 많은 것 같다.
몰도바 시내에는 정말 낡은 오래된 건물을 많이 볼 수 있는데, 그 사이에 관리가 좀 잘됐다 싶은 건물들은 대사관이거나 나라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사립학교라는데 건물이 너무 낡았다.. 대사관만큼 학교도 예쁘게 꾸미면 아이들이 참 학교갈 맛 날 텐데 말이다.
보통 이런 건물들에 사람들이 살지는 않고 대부분 사무실이나 다른 목적으로 쓰인다고 한다. 아마 여기에 살면 바깥의 차 소리 때문에 고생 좀 할 것 같다.. 이런 낡은 건물 뒤쪽에서 잘 지어진 새집들을 볼 수 있는데, 거기서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이런 건물도 겉에 페인트칠만 다시 잘해도 예쁠 것 같은데... 종종 이곳의 아파트들을 보면 한 건물인데도 어떤 집은 겉에 페인트칠이 잘 되어있고 어떤 집은 낡은 모습 그대로다. 겉에 보수공사할만한 여유가 있는 집은 하는 것이고 아니면 그냥 놔두는 것이다. 뭐 각자의 자유가 있는 것이지만, 미관상으로는 보기가 좋지 않다. 이런 걸 보니 오스트리아에서는 오래된 건물들을 정말 잘 관리하는구나 싶다.
몰도바에서 시내의 건물들만 예쁘게 잘 관리해도 여행객들을 끌어모으기 쉬울텐데 아쉽다. 그래도 이런 오래되고 쓸쓸한 느낌도 나름 운치가 있다.
근데 남편도 이번에 몰도바에 와서 놀란 눈치다. 남편도 해외살이하다 거진 5년 만에 다시 방문한 건데 그 사이에 많이 바뀌고 좋아졌다고 한다.
시내 중심에 있는 위대한 스테판왕(?)의 공원.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우리말로는 스테판 대공 (Stephan cel Mare [스테판 첼 마레])라고 하는 것 같다. 루마니아와 같은 땅이었던 먼 옛날, 나라의 세력을 확장시키고 전쟁에서도 많은 업적을 세워 이곳에서는 이 분의 이름을 딴 길을 많이 볼 수 있다.
독일이나 오스트리아도 비슷하지만, 이곳은 특히 옛 위인들의 이름으로 지어진 길들이 많이 보였다.
갑자기 파리 느낌이 물씬 나는 까페 파는 곳 발견. 이 봉쥬르 카페는 키시나우에 있다 보면 종종 보인다. 몰도바의 카페 체인점인 듯. 이름처럼 크로와상 등 프랑스 빵과 커피를 살 수 있다.
우리가 갔던 때가 몰도바의 독립기념 30주년이 되는 날이라 공원앞에 크게 몰도바 국기와 꽃으로 꾸며져 있었다. 퍼레이드도 했던 모양인데 가보지 못해서 아쉽다. 사실 코로나 때문에 안 가보는 게 나았긴 하지만.
주님 탄생 대성당이란 이름의 성당. 한국어로 번역하니 이름이 사뭇 사이비 교회같다...;; 몰도바는 정교회가 대부분이다. 지나가다 표지판에 가톨릭 성당이라고 써져있는 걸 보니 이곳에도 가톨릭이 있는 것 같다. 아무튼 이 교회 앞에서도 결혼식을 마친 신랑 신부가 하객들과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주말이라 결혼하는 커플들이 많이 보였다.
파리의 개선문이 생각나는 이 곳의 개선문.
주말의 공원을 잘 구경하고 발걸음을 옮겨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찾은 장. 우리 오기 전에 다녀간 시누이가 이곳의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어서 가보고 싶었는데 바로 여기 있었구나!
이런 맛있는 쿠키나 빵에 발라먹는 스프레드, 아이스크림 등등 다양한 물건들이 팔리고 있었다. 옷이나 악세서리 화장품 등등 볼 것이 많아 눈이 돌아갔던 곳~~
사실 몰도바의 물가는 굉장히 싼 편인데 이 시장의 물가는 웬만한 유럽 국가 물가처럼 비싼편이었다. 그래도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생각보다 몰도바 전통의 물건들을 많이 안 팔리고 있어서 아쉬웠다. 몰도바 문양 같은게 새겨진 선물을 사 가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고 상인들도 젊은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오스트리아에서도 볼 수 있을만한 물건들을 팔고 있었다. 그래도 시장은 항상 볼거리로 가득하고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으니 에너지가 느껴진다.
허기 가져서 주전부리를 찾던 중 발견한 크래커. 여러 가지 씨앗과 곡물로 만든 영양 크래커다. 나는 미역이 들어간 것과 남편은 토마토 맛이 들어간 것을 골랐다.
그리고 이런 곳에선 꼭 젤라또를 먹어줘야 기분이 난다. ㅎㅎ 사진을 많이 찍어서 핸드폰 꺼지기 직전인데 마지막으로 겨우 찍은 아이스크림 샷! 그리고 집에 돌아올 땐 버스를 탔는데 버스가 연착되어서 정류장에서 한참을 기다렸던 기억이.. ㅠㅠ 여기서 오랜만에 만원 버스에 몸을 실었다.
몰도바에서 버스탈 땐 티켓을 미리 살 필요가 없다. 버스에 티켓 파는 사람이 항상 타고 있어서 새로 타는 사람이 있을 때마다 직접 와서 티켓을 판다. 너무나 아날로그적이지만 이곳의 몇몇 시스템은 아직도 옛날 방식이다. 남편에게 사람이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많을 땐 어떡하냐고 묻니, 티켓 파는 사람들은 몸집이 작아서 사람들 사이로 잘 비집고 들어가기 때문에 티켓을 못 팔일은 없다고 한다. 😁
그렇게 만원버스를 타고 무사히 집에 귀가... 집에 돌아오니 시어머니가 이런 맛있는 빵을 만들어 놓으셨다. 플라친타(Placinte)라고 불리는 이 빵 안에는 과일을 넣어서 디저트처럼 만들기도 하고, 양배추를 넣어서 식사 때 식탁에 올려지기도 한다.
어머니가 만드신 건 체리가 들어간 플라친타~ 커피나 차와 먹기 딱 좋은.. ^^
내가 여기와서 사진을 많이 찍는걸 아시니, 내가 카메라를 켜기도 전에 알아서 예쁘게 플레이팅 하시고 사진을 찍으라고 하신다. ㅎㅎ 귀찮으실 법도 한데... 이렇게 배려해주신 어머니 때문에라도 포스팅에 사진을 잘 써먹어야겠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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