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에 와서 유난히 많이 먹는 과일이 있다.
살구와 체리.
체리는 독일에서도 가끔 사 먹었지만
(비싸서 잘 못 사 먹었던. ㅜ )
살구는 자주 본적이 없다.
한 번 사먹어 본 적이 있는데,
한국 살구처럼 시고 떫었다.
어렸을 때 "빛 좋은 개살구"를
몸소 경험해서
그 이후로 먹어본 기억이 없는 살구...
오스트리아에 오니 봄부터 지금까지
마트에서 자주 보이는 살구.
남편이 특히 좋아해 자주 장바구니에 담는다.
연애할 때 이탈리아의 어느 작은 마을
시장에서 팔던 살구를 먹고
신 맛보다 단 맛이 강한 유럽살구?
서양 살구에 눈을 떴는데.... 👀
오스트리아도 이탈리아 못지 않게 맛난 살구가 있다.
손으로 반을 쪼갤 수 있을만큼 부드러운 오스트리아 살구.
나 반쪽 남편 반쪽~
그리고 살구씨를 먹어보자는 남편.
살구는 나한테 아직도 좀 생소한 과일인데 씨까지 먹는다고?
어렸을 때 살구씨를 많이 먹었다는 남편.
오랜만에 추억을 되살리고 싶었나보다.
호두처럼 망치로 까는게 좋은데
망치가 없어서 이런 공구로...
힘을 주니 나온 하얀 살구씨.
향은 뭔가 콩나물 혹은 숙주 같고 특별한 맛은 없다.
그냥 일반적인 견과류 맛?
볶아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살구씨에 독성이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단다.
하지만 이렇게 단맛이 나는 살구의 씨는 보통 독성이 없다고 한다.
여담으로
남편이 온 나라 몰도바는 다른 유럽 나라처럼 산업화가 많이 안되고
여전히 시골같은 곳이 많다.
남편의 할아버지, 그러니까 나의 시조부님이
사시던 곳도 작은 도시였는데
큰 정원이 있어서 살구나무만 30그루가 있었다고 한다.
3그루도 아니고 30그루....
그래서 살구도 많이 먹고 살구씨도
많이 까먹은 어린 시절의 남편.
농부셨냐고 물으니 선생님이셨는데
그냥 집에 과일나무들이 많았단다.;;
몰도바는 땅이 좋아서 과일과 야채가 특히 맛이 좋다.
특히 몰도바산 와인이 유명한데
예전에 남편집에서 만들었다는 와인을 마셔보고
맛이 너무 좋아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시중에 파는 와인과는 정말 차원이 달랐던...
아무튼, 그리운 한국 과일들 (큼직한 사과, 배 그리고 달달한 귤 등...)
이 있는 대신에
여기 땅에서 자라 더 맛있는 과일들이 있다.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다시 유럽여행이 가능하게 되면
꼭 유럽 시장 혹은 마트에서
살구와 체리를 맛보는걸 추천하고 싶다. :)
예전에 남편 동료들과의 모임에서
어떤 동료가 만들어온 살구 케이크.
맛있는 살구가 많으니 이걸로 케이크도 만드는구나~
케이크와 살구가 꽤 잘 어우러졌던...
살구 철이 지나기 전에 한 번 만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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