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만나고 두 번째 차리는 생일상.
사실 첫 번째 생일 때는 내가 상을 차리지 않았다.
그때는 시부모님이 몰도바에서 독일로 놀러 오셔서 독일 시누이 집에서 식사를 했는데,
부모님이 몰도바에서 직접 공수해오신 요리 재료들로 한 상 가득~~ 차려주셨었다.
나는 남편 생일케이크로 녹차케이크를 사 갔었는데 식사 후 다들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독일에선 한국에서 파는 것 같은 생일케이크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런 걸 간혹 파는 까페가 있다!
내가 살았던 만하임이라는 도시에서 꽤 괜찮았던 일본인이 운영하던 베이커리.
케이크 같은건 며칠 전에 미리 주문해야 하는데, 원하면 밀가루나 우유를 원하는 대로 넣어준다.
예를 들어 유당불내증 (Laktoseintoleranz)이거나 밀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에겐 반가운 집!
올해 남편 생일은 코로나 때문에 가족이 다들 모이지 못하고
대신 시누이가 우리집 왔을 때가 딱 남편 생일이라 셋이서 조촐하게 저녁식사를 했다.
생일이면 미역국인데, 막상 남편이랑 미역국을 먹어본 적이 없었다!
미역 자체를 같이 먹어본 적이 없어서 미역국을 끓일까 말까 고민이 많았다.
서프라이즈로 하려다가 괜히 미역국 이상하다고 안 먹어서 버릴까 봐 (서프라이즈 실패보다 음식 버리는 게 더 싫다.)
미리 물어봤다.
Algen 으로 끓인 수프가 있는데... 한국의 전통 생일음식이야... 먹어볼래? ^^*
그런 게 있어? 먹어보지 뭐!
남편은 다행히 한국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그래서 차린 조촐한 생일상~
쌀밥, 소고기 미역국, 연두부 그리고 오이 무침.
우리는 샐러드와 밥, 김치와 빵(!) 이런 식으로 퓨전을 많이 해 먹는 편인데
이번만큼은 완전 한식!
다행히 시누이도 맛있게 잘 먹어줬다. :)
미역이 미용에도 좋고 한국에선 아기 낳고 산모들이 이것만 먹을 만큼 영양가가 많다 했더니
다들 열심히 먹는다.
후식으로는 마트에서 산 Sacher (비엔나식 초콜릿 케이크) 를 내놨는데 사진엔 없다.
오스트리아에서는 마트에서도 케이크를 살 수 있어서 좋다.
조각 케이크지만, 맛이 빵집에서 산 것만큼 괜찮다!
그리고 남편의 생일선물 개봉~~
이번에 새로 알게된 핸드메이드 제품들을 파는 Etsy (엣시 혹은 엣지) 라는 사이트 눈팅만 하다가 드디어 남편 생일선물로 첫 구매를 해보았다.
남편이 내 Coach 카드지갑 겸 키홀더를 탐냈었는데 엣지에서 남자들이 가지고 다니기에도 괜찮은 물건을 발견했다!
내가 산 건 이런 디자인데 카드도 하나 넣을 수 있게 되어있다. 색깔도 다양했고 원하면 각인을 넣을 수도 있다.
나는 모자이크로 가린 부분에 남편 이름을 새겨넣었다.
이 디자인 외에도 수많은 제품들이 있었고 가격도 착했다!
내가 산건 18유로. 진짜 가죽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가격이면 만족스럽다!
브랜드가 중요하지 않다면, 이런 핸드메이드 제품도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내가 산 제품은 우크라이나의 가죽 장인이 만든 거였는데, 우크라이나에서 여기까지 배송이 약 3주가 걸렸다.
만약 더 먼 나라에서 구입하는 거면 시간을 넉넉히 두고 주문해야 할 것 같다.
디자인도 색깔도 사실 남편이 고른 거라 마음에 들어했지만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다.
첫 번째는 카드지갑 여닫는 똑딱이. 문을 열고 뒤쪽을 봤을 때 Gwang tong 비스무리 써져 있어서
중국산임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던... ^^;;
막상 똑딱이 자체는 괜찮은데 똑딱이가 지갑에 잘 부착이 안되어있어서 아쉬움...
두 번째는 열쇠를 거는 부분이 클립처럼 되어있었는데 저 사이로 자꾸 남편 열쇠가 빠져나온 것.
여기서 열쇠가 얼마나 중요한데, 그것들을 잃어버릴 뻔했다!
그래서 결국 남편이 직접 클립들을 공구를 이용해 빼내고 그 자리에 키 링을 바로 걸었더니
이제 열쇠가 빠져나오지 않는다.
아주 오래 쓰지는 못할 것 같다...
내가 돈 벌면 더 좋은 선물 사줄게 남편 ㅜㅜ
유럽에서는 미개하지만 아직도 열쇠를 사용하니, 여기서 키홀더 선물은 제격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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