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는 록다운이 풀리고 박물관을 관람할 수 있게 되어서 주말에 알베르티나 예술 박물관을 다녀왔습니다.
알베르티나는 비엔나 지하철 U1 라인의 Karlsplatz 혹은 Stephansplatz에서 내려서
도보로 6분 정도만 걸으면 돼요.
칼스 플라츠 Karlsplatz에서 조금 더 가까워요!
동상 뒤에 우뚝 서있는 건물이 알베르티나인데요,
입구가 높이 있다 보니 입구까지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가 있습니다.
티켓 파는 곳.
일반티켓의 요금은 16,90유로. 저는 비엔나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어서 혹시 학생 티켓 살 수 있는지 물어봤더니
26세 이하만 된다고 하더라고요... ㅜ_ㅜ
티켓 파는 곳 들어가기전에 오른쪽에 화장실과 물품보관함으로 내려가는 곳이 있어요.
여기에 가방 같은 거 보관해두면 관람하기 정말 편하죠!
동전이 있어야 사용 가능한데, 없어서 가방을 무겁게 계속 들고 다녔네요..
이 날 저의 목표는 모네부터 피카소까지 그림들을 관람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바로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1층에서는 합스부르크 대공의 황실의 방을 복원한 프룽크로이메 Prunkräume를 관람할 수 있어요. 알베르티나는 100년 동안 합스부르크 대공의 거주지였다고 하네요!
여기가 바로 모네부터 피카소까지, 바틀리너 Batliner 의 미술수집품들을 볼 수 있는 곳의 입구입니다. 저 그림에 있는 분이 바로 바틀리너! 반대편에는 사진전도 있었는데, 이 바틀리너 수집품들만 보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려 결국 보지 못했어요. 사진전 앞에서 사람들이 많이 있던걸 보니 꽤 유명한 작품이었나 봅니다. 사진전 같은 경우는 기간이 정해져 있는 전시고, 이 바틀리너 수집 미술품들은 항상 알베르티나에서 전시하고 있습니다.
전시장의 그림들이 시대별로 나뉘어 걸려 있어서 보기가 참 편했어요.
모네를 비롯한 인상주의 그림들로 시작해서 쭉 들어가면 마지막에는 바로 옆 저 유리문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저 유리문을 통해 들어가면 바로 피카소 작품들이 나옵니다.
하지만 저는 차근차근 둘러보고 싶어서 쭉 들어갔네요.
모네의 '수련 연못'.
모네의 그림은 색깔들이 얼마나 예쁜지... 첫 번째 방에서 꽤 오래 머물렀어요.
가까이서 보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색들이 멀리서 보면 조화로운 게 신기해요.
사진도 마음껏 찍을 수 있어서 좋았던 알베르티나.
점묘화로 꾸며진 방도 있었고요.
여기까지 보고 출출해져서 밖에 나갔다 오기로 했어요.
티켓이 있으면 밖에 나갔다 다시 들어올 수 있으니 티켓을 잘 소지하고 있어야 해요.
그렇게 크지 않은 규모라 밖에 나갔다 오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어요.
더군다나 마스크를 쓰고 관람해야 해서 한 번씩 밖에 나가서 바람 쐬는 게 좋겠더라고요. ㅜ
알베르티나 건너편에는 비엔나 오페라 극장이 마주하고 있어요.
미술관 앞이 이렇게 예쁘니 사람들이 많이 와서 앉아있더라고요.
바이러스 때문에 아쉽게도 미술관 카페가 문을 닫아서, 근처 지하철역의 빵집에서 커피와 크로와상을 사 와서 허기를 달랩니다.
미술관에서 내려다본 풍경. 가판대위에 있는 뒤러의 토끼상이 마스크를 쓰고 있네요. ^^
허기도 달랬으니 다시 그림 감상~~
후기 인상주의, 야수파 작품들을 지나...
독일의 "블루 라이더" 들의 그림.
오스트리아에서 시작되었다는 객관주의 그림들.
방마다 화풍에 대한 설명과 중요한 그림들은 옆에 설명이 독일어와 영어로 나와있어서 관람에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설명이 너무 길지 않고 정리가 잘 되어있어서, 모르는 단어는 핸드폰 사전 찾아가며 나름 그림들을 이해하려고 하니, 그냥 보는 것보다
훨씬 흥미가 생기더라고요. 요새는 구글 번역기가 워낙 잘되어있어서 설명 부분을 사진으로 찍어서 번역해서 보는 것도 방법일 것 같네요.
미술관에 자주 오시는 것 같은 아주머니들의 말을 엿듣기로
여기는 그림을 자주 바꿔 건다고 하네요.
다음번에 오면 그림의 위치가 바뀌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한동안 이렇게 걸어놓지 않을까 싶어요.
시대별, 설명까지 관람하기에 너무 잘해놨거든요.
사실 저에게 제일 흥미로웠던 곳은 피카소 작품이 있던 방들.
예전에 '지니어스 Genius'라는 피카소의 생애를 다룬 드라마를 너무 재밌게 봤는데,
거기서 본 내용들과 여기의 그림들이 겹치는 게 꽤 많더라고요.
모르는 사람이 그린 그림보다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 그린 그림이 더 재밌지요. ㅎㅎ
왼쪽의 그림은 피카소가 완전 입체파로 빠지기 전의 그림.
그의 이해하기 쉬운 정상적인 그림(!)은 처음 봐서 신기했어요. 역시 화가는 화가구나!
피카소의 청색 시대 (blue period) 때 그려진 그림. 이때 주로 가난하고 사회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그림을 자주 그렸는데
이게 그 당시의 피카소의 가난하고 정서적으로 암울하고 슬픈 상태를 반영해준다고 하네요.
여성편력이 심했던 그답게 여자들 얼굴 그림이 많습니다.
다 이런 얼굴들이긴 하지만요. ^^;
그림 외에도 피카소가 만든 접시들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이것도 여성들의 얼굴들일까요...?
미술관에 머무른 지 벌써 다섯 시간째.
구경하는데 지쳐 집에 가고 싶은데 1층 안 보고 가기가 너무 아쉬워서 대충 둘러보러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안보고 가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여기에 에곤 쉴레와 클림트의 그림들이 있었거든요!
아니 이런 건 앞에다 좀 써놔야 하는 거 아닌가... ;;
1층은 그냥 황실 방인 줄 알았더니 여기까지 미술 작품들이 알차게 들어가 있네요.
그리고 그 유명하다는 뒤러 Dürer의 토끼 그림이 이곳에...
마지막으로 0층의 샵까지 야무지게 구경해줍니다.
입구에는 뒤러의 토끼를 테마로 한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네요.
기념품샵이 항상 그렇듯, 딱히 필요한 건 아닌데 사고 싶게끔 물건들을 정말 잘 만들어놨어요. ㅋㅋ
그림들을 크게 프린트해서 팔기도 하는데, 정말 마음에 들었던 그림은 하나 사서 액자에 걸어놓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미술관이 문 닫는 저녁 6시에 나오니 조명을 은은하게 켜서 더욱 예쁜 오페라 하우스가 맞은편에 보이네요.
알베르티나 박물관에도 불이 켜졌는데 카페 앞에 나와있는 피아노와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카메라를 들이대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이런 게 바로 빈의 감성... 유치한데 참 예뻐요.
알베르티나가 워낙 유명한 건 알았지만, 이 정도로 미술사에 중요한 작품들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몰랐어요.
예술에 관해 특히 자부심이 큰 비엔나 사람들.
Ohne Kultur sind unsere Augen nur Lichtsensoren.
문화가 없으면 우리의 눈은 그저 빛 감지 장치입니다.
코로나 이후로 이런 포스터가 길가에 붙어있는데
알베르티나 같은 훌륭한 박물관들을 가까이에 두고도 못 보면 이런 말이 나올 것 같네요.
나의 눈이 그저 빛 감지 장치가 아니라 아름다운 예술품을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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