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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트리아 생활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하인부륵(Hainburg) 당일치기 자전거 여행

by 비엔나댁 소아레 2021.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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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빈에서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는 꽤 가깝습니다. 갈 때는 자전거로 갔다가 돌아올 때는 배를 타고 돌아오는 식(아니면 그 반대로)으로 당일치기 여행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희 부부도 그런 식으로 브라티슬라바에 다녀오려고 했는데, 저는 아직 장거리 자전거는 타본 적이 없어서 좀 더 가까운 곳으로 여행지를 정했습니다. 목적지는 빈에서 50km 정도 떨어진 하인부륵(Hainburg). 니더외스터라이히에 소속된 자치체로 인구는 6800명 정도의 우리나라로 치면 읍 정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자전거타고 하인부륵으로 가는 길 

주말이라 가는 길에 자전거 타고 가는 사람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저희는 여유 부리다 점심때나 출발하게 되었는데, 이미 자전거 여행을 마치고 빈으로 돌아오는 자전거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특히 적지 않은 수의 나이 드신 분들이 사이클링을 즐기고 계셨던 점이 참 신기했어요. 이미 은퇴하신 나이로 보이지만 꽤 속도를 내며 자전거 뒤에 여행에 필요한 짐들을 잔뜩 싣고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자전거 길이 워낙 잘되어있어서 평지를 계속 페달을 밟고 가기만 하면 되지만, 땡볕에 1~2시간을 자전거를 타고 가려니 정말 힘들더군요.💦

저는 이바이크란 치트키를 쓰면서 가는데도 힘든데... 오스트리아 실버 자전거족(!)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중간중간 내려서 사진 찍을 수 밖에 없었던 풍경들

가다가 볼일도 볼 겸 🤭  잠시 쉬었다 가려고 멈췄는데, 사실 이 길은 그냥 자전거 길이 아니라 '도나우 아우엔(Donau-Auen)'이라는 국립공원에 속한 곳이더라고요. 국립공원이라지만 특별히 볼게 많은 곳 같진 않았어요. 나무와 들판으로 끝없이 길이 죽 나있는데,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며 자전거 페달 밟고 가기 좋았어요. 

 

하인부륵도 식후경~

급하게 정한 자전거 여행이라 집에 있던 토마토를 자르지도 않고 통으로 싸왔네요. 역시 먹으면서 국물이 줄줄 ㅎㅎ 그래도 힘들고 배고플 땐 뭘 먹어도 맛있어요.

 

끝없는 길이 끝나고 강위의 다리를 건너는데, 저 멀리에 산과 집들이 보이는 걸 보고 어딘가에 도착했구나 싶었습니다. 

 

다리위에서 보이는 산과 마을

찾아보니 도나우브뤽케 (Donaubrücke)라고 불리는 다리입니다.

 

두 시간 반 정도 걸렸던 거 같아요. 이바이크에 찍힌 50km가 넘는 숫자를 보니 감격~~ 제 생애 자전거로 간 최고 기록입니다. :D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브라티슬라바인데, 여기 도착하는데도 너무 힘들어서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시간도 이미 반나절이 지난 상태라 브라티슬라바는 다음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강을 따라가다 보니 보이는 Hainburg 팻말

 

근처에서 주말이면 자전거를 타고 여기로 많이들 놀러 오는 모양이었습니다. 표지판을 보니 로마 투어, 산 투어, Carnuntum-Schloss, 브라티슬라바로 가는 길이 표시되어있네요. 그냥 작은 마을이겠거니 생각하고 별생각 없이 온 곳이었는데 역사적인 유적지가 많이 있더라고요. 

 

'하이부륵 소방대'이라고 쓰여있는 강 위에 떠 있는 배. 배를 타고 출동하기도 하는걸까?
하인부륵 마을 입구

 

구경이고 뭐고 일단 밥부터 먹자 해서 찾아온 식당. 오스트리아의 호이리거에서도 그렇고 여기는 식당 내에 포도나무를 많이 키우더라고요. 시원해 보이고 열매가 달려있는 모양을 보는 게 재밌습니다. 🍇

남편이 애피타이저로 시킨 생선 수프. 먹어보니 우리나라 매운탕 같은 느낌의 매콤하고 칼칼한 것이 딱 제 입맛이더라고요! 빵에다 야무지게 먹고 나니 메인 식사가 나오기도 전에 벌써 배부름...

 

오늘의 메뉴였던 양고기 스테이크와 남편의 생선가스(paniertes Fisch). 양은 많이 주셔서 감사한데, 맛은 어쩐지 생선 수프에 못 미쳤네요. 역시 우리 입맛은 한식인 것 같습니다. ^^; 

 

성곽으로 올라가는 길

식사를 마치고 하인부륵에서 유명한 '하이멘부륵의 성곽터(Burgruine Heimenburg)'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산 중턱에 위치해 있는 곳이었는데 다행히 그다지 높지는 않아서 밑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올라갔습니다. 

 

 

↓ 구글맵에서 찾은 성곽터.

 

Heimenburg ruins · Schlossberg, Schlossbergstraße, 2410 오스트리아

★★★★★ · 성곽

www.google.com

중간쯤 올라왔는데 벌써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건너편에 보이는 갈색 산은 말 그대로 이름이 갈색산(Braunberg)이네요. 

 

마을 한가운데 보이는 성곽. 머나먼 옛날에는 아마 저 성곽 있는 곳이 마을의 끝이 아니었을까 추측을 해봅니다. 

 

산 위의 성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니 독일 하이델베르크가 생각났습니다. 하이델베르크도 성이 산 위에 있어 내려다보면 마을이 한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경관을 가지고 있어요.

 

성곽 입구 

 

입장료는 없이 누구나 들어와서 볼 수 있는 성곽터. 성이랄 것은 없고 성곽만 남아 있지만 그래도 나름 운치가 있습니다.

그늘에 앉아 한참을 쉬었네요. 안으로 더 들어가 보고 싶었는데, 돌아갈 때 기차 안에서 쓰고 갈 마스크가 없다는 걸 알고 급하게 하산,

문 닫기 직전의 마트로 향합니다.😂  

 

돌아가는 길에 발견한 오스트리아 로마시대때의 유적지. 크게 파인 땅 밑에 뭐가 있을지 무척 궁금하다.

여기까지 자전거 타고 오는 것만도 힘들어서 돌아갈 때는 꼭 기차를 타야겠더라고요. 급하게 결정한 하인부륵행이라 많이 즐기지 못했지만 

역사적인 유적지가 많아 언젠가 다시 한 번 더 방문해야겠습니다.  

 

Römerland Carnuntum의 자전거와 도보길 안내판 

하필 돌아가는 길에 발견한 박물관... 로마시대를 주제로 한 볼 것들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선크림도 안 바르고 자전거 타고 다녀왔더니 팔다리가... ㅠㅠ 다음엔 준비 좀 잘하고 자전거 여행을 다녀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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