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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트리아 생활

민간요법을 좋아하는 오스트리아 사람들

by 비엔나댁 소아레 2021.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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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작년에 자전거 낙상 사고로 팔을 다쳤었는데, 그 후유증이 꽤 오래가고 있어요. 일상생활하는데 지장은 없는데, 가끔씩 무거운 걸 들고나면 팔이 좀 시리고 약간의 통증이 느껴집니다. 물리치료받으러 이곳저곳 가봤지만 별 소용없는 거 같고... 아는 분이 정형외과 선생님을 소개해주셨는데, 특히 악기 다루는 사람들을 전문적으로 상대하신다고 해서 찾아가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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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만난 선생님은 응급실에서 근무하셔서, 응급실에 출입하려면 코로나 음성 테스트 결과가 필수였어요. 의사 선생님은 제가 미리 챙겨간 엑스레이와 MRI 사진들을 자세히 살펴보시고, 어쩌다 다쳤는지 어떻게 치료받았는지 상세하게 물으시더라고요. 그리고 마지막에 아픈 팔을 위해 뭔가 특별히 하고 있는 게 있냐고 물으셨는데, 음.. 생각해보니 딱히 별걸 안 하고 있더라고요. ^^;; 

 

예전에 물리치료 선생님이 추천하신 하일 에르데(황토)나 양배추 찜질을 하곤 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통증이 느껴지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방치하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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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배추 찜질은 뭔가 싶죠? 말 그대로 생 양배추를 염증/통증 부위에 올려두는 치료법이에요. 양배추 안에 든 성분이 염증을 가라앉히는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하니, 믿을만한 민간요법입니다. 양배추는 비싸지도 않고 한 번 사면 오래 쓸 수 있으니, 제일 값이 싸면서 효과적인 치료법이라고 말하셨던 치료사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나네요. 

 

Foto:  Klinik für Naturheilkunde

 

예전엔 팔 치료를 위해 뭔가를 해줬는데, 요즘은 안 하고 있다고 했더니 의사 선생님의 추천 치료법.

바로 오스트리아식 응유 치즈 토픈 (Topfen)입니다. 독일에서는 크박 (Quark)이라고 불리죠.

 

마트에서 1유로도 안하는 토픈. 

의사 선생님까지 민간요법을 추천하시다니... 좀 놀라웠지만, 뭐 비싼 약도 아니고 마트에서 1유로도 안 하는 치즈인데 속는 셈 치고 해 보기로 했습니다. 

 

방법은 간단해요. 염증이나 통증이 있는 부위에 오픈을 듬뿍 바르고 ,

 

수건 등으로 감싸고 영화 한 편을 보면 됩니다! (의사 선생님이 하신 말씀ㅎ 그냥 큰 움직임이 없는 일을 할 때 하면 좋을 거 같아요.)

잘 때 하는 건 비추에요. 치즈가 굳으면서 가루가 수건 밖으로 빠져나오더라고요. 

 

1~2 시간 뒤 물로 씻어내 주면 끝! 치즈가 굳으면서 털이랑 달라붙어서 떼어낼 때 조금 아파요. 😭 이거 하고 있는데 남편이 저한테 이상한 냄새난다고 피하네요... 의사 선생님이 일주일에 한 세 번 정도 하라고 하셨는데, 솔직히 드라마틱한 효과는 모르겠어요. 치즈를 올렸을 때 확실히 시원한 느낌 때문에 통증이 진정되는 것 같긴 해요.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치즈의 젖산이 피부의 모공을 열고 혈액순환을 자극시키며 몸의 염증을 빼내간다고 하네요. 어느 것이든 꾸준하게 해야 효과를 보는 것 같아요. 

 

사진 출처 : www.balancebeautytime.com

영어로는 커드라고 불리는 토픈은 오스트리아에서 햇빛에 살이 탔을 때도 사용한대요. 우리나라에서는 여름에 햇빛에 살이 타면 민간요법으로 감자팩을 하지 않나요? 저는 어렸을 때 해변가에서 놀고 나서 살이 빨갛게 타면 엄마가 해주시면 감자팩이 생각나네요. 차가운 토픈도 빨갛게 익은 살을 진정시켜주는데 효과가 좋대요. 

 

사진 출처 : www.zirkulin.de

 

감기 걸려서 병원 가면 약도 안 지어주고 그냥 집에 가서 따뜻한 차 많이 마시라는 처방을 해주는 여기 의사들. 환자가 원하면 바로 약과 주사, 치료 등을 받을 수 있는 한국과는 다르게 이곳에서는 약을 처방받는 게 쉽지 않고, 웬만하면 자연 치유를 권장합니다. 아마 약에 길들여지면 우리 몸의 면역력이 저하될 것을 우려해서 그런 것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특히 여러 민간요법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도 저는 성격 급한 한국 사람인지라 가끔은 빠른 한국 의료 시스템이 그립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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